숯불에 삼겹살을 굽다 보면 항상 삼겹살에서 떨어지는 기름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불쇼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고기를 구우면 항상 겉은 까맣게 그을리고 속은 제대로 익지 않은 채 고기를 굽게 돼요. 심지어 숯불 초보자 분들은 숯에 불을 붙이는 방법도 많이 어려워하고 잘하지 못하죠. 오늘은 숯에 불을 붙이는 방법과 숯불 삼겹살을 실패 없이 맛있게 굽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1. 숯불 삼겹살 굽는 방법
1) 숯불용 삼겹살
고기의 선택이 중요해요. 숯불용 삼겹살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숯불용으로 적당한 삼겹살은 있어요. 일단 두께가 너무 얇으면 안 돼요. 숯불은 일반 가스불보다 화력이 많이 세기 때문에 고기의 두께가 얇으면 고기의 육즙을 느낄 수가 없이 바삭하게 익어요. 그래서 고기의 두께가 최소 1cm는 되는 것이 구웠을 때 육즙을 가두고 있어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저는 2.5cm 정도 두께의 고기를 선호해요.
또 지방이 너무 많아도 굽기가 힘들어요. 지방이 많으면 구울 때 기름이 떨어지면서 숯과 만나면 불이 붙으면서 고기를 굽기 힘들게 만들어요. 지방이 한쪽에 몰려있는 것보다는 중간중간에 껴있는 것이 숯불용으로 굽기가 좋아요. 숯불고기를 처음 해보시는 분들은 지방이 적은 목살부터 시작하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2) 석쇠(불판)를 ㄱ 자로 꺾어서 굽기
석쇠를 구부리는 방법은 테이블 모서리에 석쇠를 놓고 눌러주면 간단하게 구부릴 수 있어요. 양쪽 끝 부분(1번, 2번)을 먼저 구부려 주시고 가운데(3번)를 구부리시는 것이 편하게 구부릴 수 있어요.
가운데에 삼겹살을 빨래 널듯이 3줄 정도 올려주시고 충분히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뒤집어서 충분히 익혀 주세요. 이때 충분히 익혔다는 것은 핏기가 없어지는 정도가 아니고 '타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때쯤 뒤집어 주세요. 그래야 육즙이 안 도망가고 고기 안쪽에 가둬진 채로 구워져서 겉바속촉 고기가 완성돼요. 양쪽을 다 익히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1번 또는 2번 위치에 올려놓고 살살 익혀서 드시면 맛있게 드실 수 있어요. 1번 2번 위치에는 숯불이 약하게 있기 때문에 천천히 익혀서 먹을 수 있어요.
3) 숯불 밑에 물 넣고 고기 굽기
다이소에서 알루미늄 포일 그릇을 준비하시고 호일에 물을 2/3 정도 채워줘요. 그 위에 석쇠를 구부려서 사이즈를 맞게 올려놓고 그 위에 불이 붙은 숯을 올려놓아요. 그 위에 석쇠를 올려놓고 고기를 구우면 기름이 떨어져도 불이 잘 붙지 않아요. 불이 붙으려다가도 금방 꺼지면서 고기를 편하게 구울 수 있을 거예요.
달궈진 숯의 온도에 의해 밑에 있는 물이 끓으면서 수증기가 발생하고 이 수증기가 숯에 닿으면서 불이 나는 것을 방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이렇게 구우면 그을음 없이 고기를 맛있게 구워서 드실 수 있어요.
초보자 분들은 장비를 세팅하기가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크게 추천하는 것은 아니고 자주 숯불구이를 해 드시는 분들께 드리는 팁이에요.
4) 숯과 거리를 두고 천천히 익히기
제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인데 숯의 불이 처음 붙었을 때는 삼겹살과 같은 기름기가 많은 고기를 굽지 않고, 기름기가 거의 없는 목살이나 등갈비, 소고기와 같은 고기를 먼저 구워서 먹어줘요. 그 뒤에 숯이 약해지면 숯과 석쇠의 거리를 조금 멀리하고 삼겹살을 올려서 천천히 익혀줘요. 이때 삼겹살의 기름 부위가 바깥쪽으로 향하게 해서 구우면 가운데에서 불이 나는 것을 조금은 방지할 수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숯에 불이 붙으면 석쇠를 잠시 들어서 불이 꺼질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구우면 그을음 없이 고기를 구울 수 있어요. 불이 나고 있는 상황에서 빨리 고기를 먹겠다고 계속 구우시면 절대로 맛있는 고기를 드실 수 없어요. 천천히 구워 드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2. 숯불 피우는 방법
숯불 바비큐를 하기 위해서는 숯에 불을 붙여야 하는데 불을 붙여본 적이 없는 분들은 아마 난감하실 거예요. 그냥 숯을 놓고 토치로 계속 불을 붙이면 되는 건지, 언제까지 불을 붙여야지 숯불에 불이 붙은 건지 알 수가 없을 거예요. 숯불을 피우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1) 숯불의 종류
흑탄
마트에서 파는 기본적인 숯
- 장점: 가격이 저렴하고 쉽게 불이 붙어요.
- 단점: 연기 그을음이 많이 발생하고, 재가 많이 발생하고, 불똥이 많이 튀어요.
백탄
숯에 불이 붙으면 하얗게 변하며 부딪힐 때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남
- 장점: 화력이 오랫동안 지속되며 연기 및 그을음이 적고 고기에 잡내를 덜 배게 하기 때문에 맛있는 바베큐나 직화 구이용으로 적당해요.
- 단점: 흑탄에 비해 2배 가까이 비싸고, 불을 붙이는데 흑탄에 비해 시간이 올래 걸려요.
비장탄
숯의 최고봉
- 장점: 최고의 숯으로 화력이 오랫동안 지속되며 연기나 그을음이 거의 없어 건강하게 고기를 구울 수 있어요. 온전히 불이 붙으면 쉿 물처럼 붉은빛을 띠어요.
- 단점: 가격이 많이 비싸고 불을 붙이기가 많이 힘들어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불 붙이는데 시간이 몇 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업소에서 전문적으로 사용해야 해요. 숯향이 적은 것도 어떻게 보면 단점이에요.
2) 숯불이 붙은 상태
숯에 불이 붙은 상태를 알려드릴게요. 비장탄을 사용하실 정도의 매니아라면 굳이 알려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흑탄(참숯)과 백탄만 설명드릴게요.
흑탄(참숯)
사진처럼 숯에 흰색 가루가 많이 붙어야 해요. 흰색가루는 숯이 타서 재가 된 상태인데 이렇게 돼야 숯에 불이 붙은 거예요.
백탄
사진처럼 숯이 하얗게 변하면서 빨갛게 달아올라야 불이 붙은 거예요. 흑탄이랑 숯의 때깔이 다르죠?
3) 숯불 피우는 방법
숯불을 피우는 방법은 어렵지 않아요. 그냥 불을 오랫동안 붙여주면 숯에 불이 붙어요. 그런데 초보자분들은 토치로 불을 붙이려다 보니까 힘들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인데 토치 말고 편하게 불을 붙이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착화제
착화제는 고체 착화제와 액체 착화제가 있어요. 고체 착화제는 화로대 바닥에 고체 착화제를 놓고 불을 붙인 뒤 그 위로 숯을 쌓아 놓고 기다리면 숯에 불이 붙어요.
액체 착화제는 숯을 잘 쌓아놓은 뒤 그 위에 액체 착화제를 뿌리고 불을 붙이면 지속적으로 연소가 되면서 숯에 불이 붙는 방식이에요.
숯에 불을 붙일 때는 강한 불로 빠르게 붙이는 것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열을 가해줘야 숯에 불이 빠르게 붙어요. 강한 불로 한번 번갈아 가면서 붙이는 것은 시간만 오래 걸릴 뿐이에요.
과자 또는 식용유
간식으로 먹기 위해 구입한 감자칩이나 봉지과자에 들어있는 튀긴 과자를 모아서 종이컵에 담은 뒤에 불을 붙이고 그 위에 숯을 쌓아두면 숯에 불을 쉽게 붙일 수 있어요. 착화제를 준비하지 못했을 경우나 재미 삼아 한 번씩 해보시면 좋은 방법이에요. 감자칩이나 새우깡 같은 과자는 튀기면서 기름이 남아있기 때문에 불을 붙였을 때 일정시간 불이 붙은 채로 연소를 하기 때문에 사용이 가능해요.
과자가 없는 경우는 종이컵에 휴지를 구겨 넣고 식용유를 뿌린 뒤 불을 붙여주면 오랫동안 불이 붙어요. 그 위에 숯을 쌓아두면 같은 원리로 숯에 불이 붙어요.
이와 같은 방법은 그냥 경험 삼아해 보거나 정말 아무것도 없고 과자나 식용류만 있을 때 활용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종이컵이 연소할 때 재가 돼서 날아다니기 때문에 별로 추천해 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번개탄
1,000원에서 2,000원 정도 하는 번개탄을 하나 구입해서 바닥에 깔고 불을 붙인 뒤 위에 숯을 쌓아놓으면 쉽게 숯불을 붙일 수 있어요. 가장 편하고 쉽게 불을 붙이는 방법 중 하나인데 번개탄에 처음에 불을 붙일 때 안 좋은 연기가 많이 발생하니까 조심하시면 편하게 숯불을 피울 수 있어요.
장작
제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인데 마른 장작 1~2개에 불을 붙여 밑에 깔아 놓고 그 위에 숯불을 쌓아 올려놓는 거예요. 그럼 자연스럽게 불멍도 하면서 숯에 불이 붙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장작이 다 타고나면 장작도 또 다른 숯이 되기 때문에 자주 애용하는 방법이에요.
차콜스타터
차콜스타터는 캠핑이나 바비큐를 자주해드시는 분들은 하나쯤 구입해놓으시면 좋은 아이템이에요. 차콜 스타터에 숯을 담은 뒤 불위에 올려놓으면 금방 숯에 불이 붙어요. 중간에 한번씩 들썩여 주면서 밑에 있는 숯이 위로 올라오게끔 해주면서 골고루 불을 붙여주면 돼요. 저도 사용해 봤는데 정말 편하게 숯에 불을 붙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단점은 고기를 굽는 화로대말고 불을 피울 수 있는 다른 곳이 필요하다는 점이에요. 아무것도 없다면 부르스타에 올려놓고 붙여도 가능하긴 해요.
3. 숯불 정리하는 방법
숯불 바베큐를 맛있게 먹고 나면 항상 뒤처리가 고민이실 거예요. 남아있는 고기 기름이 묻어있는 숯과 재를 어떻게 처리하실지 고민이실 텐데 숯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높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어서 바로 찬물을 부으면 화로대가 변형이 될 수 있어요. 그렇다고 숯의 온도가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는 건 1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비효율적이고요. 절대로 숯을 땅에 묻거나 바닥에 버리시면 안 돼요.
기본적으로 바베큐장에 마련되어 있는 숯불을 버리는 드럼통을 찾아 버리세요. 만약에 드럼통이 없다면 1회용 포일 같은 곳에 숯을 넣고 물을 부어서 열을 식혀주세요. 그 뒤에 포일과 함께 쓰레기통에 버려주시면 돼요. 간단하죠?
맺으며
캠핑 가서 숯불 삼겹살을 맛있게 굽는 방법과 숯불 피우는 방법, 숯불처리방법까지 알아봤어요. 캠핑 인구가 많이 늘면서 다양한 고기 굽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지만 고기는 숯불에 구워야 제맛인데 숯불을 피우는 것부터 난관에 부딪히니 쉽게 도전하기 어려우셨을 텐데 위에 방법을 잘 참고하셔서 가까운 야외로 나가서 숯불바베큐에 도전해 보세요.